home 뉴스룸

칼럼

칼럼

[전술분석] 경남FC 돌풍의 비결은 공격 아닌 수비

작성일 2018.04.05

조회수 3602
김종부 감독이 이끄는 경남FC가 개막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막 3연승을 거두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3경기에서 8골을 넣는 동안 2골만 내줬다.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 말컹이 K리그1에서도 득점왕을 노릴 기세다. 하지만 경남이 진짜 무서운 건 수비 조직력이다.

- 외국인 선수도 하나돼 움직이는 경남의 팀 수비
모든 축구 경기는 경기 양상에 따라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서로 강하게 맞부딪히거나,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벌이거나 아니면 한 팀이 엉덩이를 뒤로 빼고 나머지 한 팀이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갖는 식이다.

이날 전남과 경남은 초반부터 강하게 부딪혔다. 그러다 경남이 조금씩 주도권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경남은 롱 볼을 통해 공격 전개를 하면서 볼을 빼앗기면 강한 압박으로 공을 다시 찾아왔다. 공수 전환 밸런스도 전남보다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경남의 안정된 팀 수비였다. 경남은 수비 시 전방에서 압박할 때는 4-4-2, 미드필드에서 압박할 때는 4-4-1-1 또는 4-1-4-1 형태를 띠었다. 공격 시 볼을 잃으면 빠른 압박으로 전남에게 역습 찬스를 주지 않았고, 1차 압박이 실패했을 때 상대 공격을 적절히 지연시키면서 미드필더가 빠르게 내려와 수비에 안정감을 더했다.

경남은 말컹과 투톱으로 나선 김효기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수비 형태를 바꿨다. 김효기가 압박을 전방에서 할지, 중원에서 할지를 정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이에 맞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2선에 있는 네게바, 하성민, 최영준, 김신은 볼이 전방에 있으면 공격적인 수비를 하면서 맨투맨에 집중했고, 상대 공격이 포백 라인으로 들어오면 맨투맨보다는 빠르게 내려와 포백 수비진과 협력을 통해 상대의 볼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남의 수비가 강점이 될 수 있었던 건 김효기 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한 몫 했다. 보통 K리그의 외국인 공격수들은 팀 수비에 적극적이지 않고 공격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다보니 팀 수비 시 외국인 선수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남의 외국인 선수들은 팀 수비 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를 보였다.

그러나 세트피스 수비는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몇 번의 코너킥 상황에서 제대로 클리어하지 못해 전남에게 세컨볼을 내주며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경남은 코너킥 수비 시 전반에는 세미존(지역방어를 기본으로 맨투맨을 가미한 수비), 후반에는 지역방어의 형태를 보였다. 그러나 말컹을 제외하면 제공권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가 부족해 보였다.

이날도 경남은 프리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온 공을 수비수가 한 번에 처리하지 못했고, 혼전 중에 실점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말컹을 중요한 포인트에 세우고 나머지 선수들은 맨투맨으로 변경해 골키퍼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것이 좋아 보인다.

- 말컹 이외의 공격 옵션도 필요하다
이제 경남을 생각하면 말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날 경기에서 말컹은 또다른 장점을 많이 보여줬다. 상대하는 팀들은 말컹을 집중 견제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남은 말컹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옵션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날 경기의 몇몇 공격 장면에서 그러한 가능성이 보였다. 전반 초반 상대 PTA 지역(Prime Target Area, 득점이 가장 많이 터지는 지역)에서 우주성이 공격에 가담해 파울을 얻어낸 장면, 김효기의 득점 상황, 최영준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장면에서 간결하고 빠른 공격적 움직임이 나왔다. 팀 수비 조직력이 지금처럼 유지되고, 빠른 공수전환 능력이 살아난다면 올 시즌 경남의 행보가 사뭇 기대된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 <ONSIDE> 4월호 'TACTICAL ANALYSIS'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구술=허정재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글=오명철
사진=대한축구협회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