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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한증 유발자 ②] ‘왼발의 달인’ 하석주

작성일 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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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주의 왼발 프리킥은 명품이었다. 사진은 2000년 한일전에서 골 세리머니를 하는 하석주의 모습. 하석주의 왼발 프리킥은 명품이었다. 사진은 2000년 한일전에서 골 세리머니를 하는 하석주의 모습.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23일 중국 창사에서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는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 될 중국전을 앞두고 역대 공한증(恐韓症)의 주역들을 조명한다. 부디 이들의 기운이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잘 전해지길.

‘왼발의 달인’ 하석주는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달인의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1996년 한중 정기전에서 만난 중국을 상대로 하석주는 2-1로 앞선 상황에서 절묘한 왼발 프리킥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당시 한국은 중국의 하오하이둥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서정원, 이기형, 하석주의 연속골로 중국을 3-1로 이겼다.

하석주는 현재 아주대학교 감독이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경기에 대해 묻자 하석주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는 듯 술술 말을 이어갔다. 또한 오는 23일 중국과 일전을 벌이는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다음은 하석주 감독과의 일문일답.

당시 골을 회상한다면.
골문에서 20~25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프리킥을 왼발로 차서 깨끗하게 넣었다. 멋있게 들어갔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우리가 3-1로 이겼다. 그때가 9월이니까 내가 애틀랜타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다녀온 후 한 경기였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 프리킥 골과 비교하면 어느 골이 더 나았다고 보나.
월드컵 때는 상대 머리 맞고 들어갔다. 골의 비중은 월드컵이 낫고 흥분되지만 행운이 따랐다. 멀어서 세게 찼는데 운 좋게 들어갔고, 중국과의 경기에서는 수비벽에 맞지 않고 깨끗하게 들어갔다. 월드컵 때는 프리킥 찬스가 나면 보통 고종수, 유상철이 찼는데 제가 선배라 양보좀 해달라고 해서 찼는데 들어갔다. 정기전 때는 제가 전담키커였는데 상대진영 왼쪽에서 왼발로 감아차서 넣었다.

당시 중국의 전력은 어땠나.
중국과 경기를 하면 항상 우리가 이겼지만 상대하기 껄끄러웠다. 플레이가 거칠고 신장이 크니까 세트피스는 위협적이었다. 중국은 초반 20분 동안에는 엄청 강하게 밀어붙였다. 당시 정기전에서도 우리가 초반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런데 체력안배를 제대로 못해 이후부터는 경기력이 확 떨어졌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지만 경기가 뜻대로 잘 풀리지 않거나 골을 허용하면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중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크니까 자기들끼리도 지역에 따라 언어가 조금씩 다르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소통이 잘 안 되는 모습이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똘똘 뭉쳤다.

당시 중국 대표팀에서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최전방 공격수 하오하이둥과 스토퍼를 맡았던 판지이가 기억난다. 둘 다 키가 컸다. 하오하이둥은 중국 최고의 골게터였고, 판지이는 제공권이 좋았다. 1997년에 두 선수와 함께 아시아올스타 팀에 뽑혀 홍콩에서 세계올스타 팀과의 친선경기에 출전했다(당초 아시아올스타 팀에서 뛰기로 했던 하석주는 각종 사정으로 불참 인원이 늘어난 세계올스타 팀에 합류해 조지 웨아, 둥가, 파팽, 마테우스 등 세계 스타들과 함께 뛰었다).

당시와 현재 중국 대표팀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중국은 별 차이가 없다. 좋은 조건에서 돈도 많이 받으며 축구를 하지만 절박함이 없다. 그러니 월드컵에도 딱 한 번(2002년 한일월드컵) 나가고 항상 지역예선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또 중국 선수들은 한국을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이는 것 같다. 중국이 가끔 일본을 잡는 경우도 있는데 한국만 만나면 꼬리를 내렸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한국 대표팀이 오는 23일 중국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정치적 문제로 중국 국민들이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 것이고, 그러한 문제가 그라운드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의 거친 플레이가 염려된다. 이미 중국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이판사판으로 나올 것이다. 심판이 중국의 거친 플레이를 잘 컨트롤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우리는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휘말리지 말고 영리하게 잘 이용해 퇴장을 유도해야 한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한국이 중국보다 훨씬 낫지만 경기장의 분위기가 변수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중국전에서 기대하는 선수가 있다면.
손흥민이 경고누적으로 중국전에 나오지 못하고, 이재성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서 골을 넣는다면 분위기를 타겠지만 쉽지 않다. 깜짝 발탁으로 뽑힌 선수가 경기에 나서기도 어렵고, 감독으로서도 대단한 모험이다. 경기에 나간다고 해도 긴장감 때문에 자기 플레이를 하는 게 쉽지 않다. 결국 기존 멤버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컨디션 조절을 잘 하고, 분위기 싸움에 말리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글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 하석주는 현재 아주대학교 감독이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이다. 하석주는 현재 아주대학교 감독이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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