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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5 대표팀의 짧고 굵게 훈련하는 법

작성일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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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성적은 노력 없이 나오지 않는다. 치열한 훈련의 결과물이다. <ONSIDE>가 감독의 훈련 일지를 살짝 열어봤다. 결정적인 장면을 이끌어 낸 결정적인 ‘그 훈련’을 찾기 위해서다. 3월호에는 지난해 말 U-15 대표팀을 이끌고 해외교류전(독일, 벨기에)에 참가한 김경량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의 훈련 일지를 일부 공개한다.

<빠른 공수 전환이 필요할 때>
2016년 11월 20일 남자 해외교류전 1차전
한국 U-15 대표팀 3-1 샬케04 U-16팀

한국 U-15 대표팀의 첫 번째 경기 상대는 독일 명문 샬케04 U-16팀이었다. 전·후반 각각 40분 씩 치러진 이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13분 정한민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고, 마무리까지 침착하게 해냈다. 전반 29분에는 추가골이 터졌다. 안재준이 오른쪽에서 상대의 공을 인터셉트한 뒤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을 만들었다. 샬케04는 전반 32분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한국은 후반 39분 오현규가 쐐기골을 터뜨리며 3-1 승리를 완성했다. 김경량 Says
- 어떤 훈련인가?
우리 팀이 수적 우위에 있다는 가정 하에 이뤄지는 훈련으로 빠른 공수 전환을 몸에 익히는 것이 목적이다. 빠르게 공격 형태를 만들어 득점하고, 볼을 빼앗겼을 때는 수적 우위를 앞세워 협력 수비를 펼쳐 다시 볼을 뺏은 뒤 골대 부근에서 다시 재공격에 나서는 과정을 다진다. 5명이 이뤄진 팀(파란색)이 주도적으로 플레이하고 4명으로 이뤄진 팀(검정색)이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볼을 뺏기면 곧바로 수비 전환하고, 볼을 뺏으면 곧바로 공격에 들어서는 것이 핵심이다.

- 코칭 포인트는?
훈련 일지에 기재된 코칭포인트들은 모두 빠른 공수전환을 위한 요소들이다. 쉽게 말해 상대의 볼을 뺏으면 공격, 우리가 볼을 뺏기면 수비 전환이다. 공격 전환 시에는 빠르게 카운터어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빌드업해서 풀어나갈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수비의 경우 볼을 뺏기면 바로 수비 전환을 하는데, 상대 진영에서 볼을 뺏기면 전방 압박을 하고 그게 안 됐을 경우에는 우리 지역에 내려와서 지역 수비를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두 상황 인식과 타이밍을 필요로 한다. 물론 골 결정력도 중요하다.

- 실제 경기에서 어떻게 나타났나?
선수들과 발을 맞춰 본 시간이 짧았다. 선수들을 정확히 파악해서 간 게 아니었다. 뭔가 틀을 만들 시간도 부족해 기본에 충실하려고 했다. 기본적인 훈련에 집중했고 나머지는 선수들의 기량을 믿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공수전환을 위한 압박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아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끊임없이 주문하고 독려하니 아이들도 점차 내 주문에 맞춰가기 시작했다. 샬케04전 승리도 그렇게 나왔다. <집념으로 살아난 훈련 효과>
2016년 11월 23일 남자 해외교류전 2차전
한국 U-15 대표팀 3-3 FC쾰른 U-16팀

한국은 초반 쾰른의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8분, 전반 18분, 전반 24분에 연달아 상대에 실점을 허용했다. 0-3 위기였다. 하지만 위기 뒤에 뒷심이 발휘됐다. 한국은 전반 26분 정한민이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제치는 개인기로 팀의 첫 번째 골을 넣었다. 정한민은 후반 13분 추가골을 터뜨리며 쾰른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 집념으로 상대의 골문을 노린 한국은 후반 31분 황재환이 상대 중앙 수비수를 제친 뒤 골키퍼와 1대 1 상황을 만들었고 침착하게 슈팅해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는 극적인 3-3 무승부로 끝났다. 김경량 Says
- 어떤 훈련인가?
이 훈련 역시 빠른 공수전환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쉽게 말해 상대의 볼을 뺏으면 공격, 우리가 볼을 뺏기면 무조건 수비 전환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쉬지 않고 해야 한다. 검정색 팀과 회색 팀이 서로 공수를 교대하며 파란색 팀은 공격하는 팀과 협력하는 중립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세 명씩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고 원터치, 투터치, 프리터치 패스로 협력 플레이를 익힌다. 이 과정이 몸에 익히면 다음 단계에서는 선수를 여섯 명씩 세 팀으로 늘렸다.

- 실제 경기에서 어떻게 나타났나?
훈련보다는 다른 걸 이야기하고 싶다. 쾰른 전에는 변수가 있었다. 인조잔디였고 첫 야간 경기였던 탓에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했다. 실수로 두 골을 상대에 일찍 내줬고, 이어 세 번째 골도 실점했다. 다행히 이후에는 세 골을 몰아넣으며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초반에 안 풀리던 경기가 뒤늦게 풀리며 공수전환도 잘 이뤄졌다. 심리적인 요인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경기가 끝난 후 후반전에 투입된 선수에게 웃으며 “너 오늘 죽기 살기로 하더라”라고 말했는데, 이 선수가 “지기 싫었다”고 이야기했다. 강한 집념이 훈련의 효과를 뒤늦게나마 끌어낸 것이다. 이 나이 대 선수들은 큰 대회 경험을 많이 하지 못하다보니 위기에 몰릴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동시에 자신의 실력을 100퍼센트 발휘하지 못한다. 경험이 많이 필요한 이유다.

- 이번 교류전을 통해 느낀 점은?
아시아 축구에서는 한국이 최고 수준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주변 국가들의 실력도 빠르게 성장했다. 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폭넓은 경험을 자주 가져야 한다. 프로 팀과 대학 팀이 경기를 하면 처음에는 많은 실력 차를 보이지만, 자꾸 경기할수록 실력 차가 줄어들 게 되고 경기력도 좋아지는 법이다. 한국과 주변국의 상황이 딱 그렇다. 제자리에 머무르지 말고 축구 선진국 팀들과 지속적으로 부딪혀야 한다. 이런 교류전이 더 많아져야 하고, 더 다양해져야 한다. 그게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3월호 'COACHING NOT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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