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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학 세일중 감독이 자체 벌점제를 시행하는 이유는?

작성일 201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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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선수들은 축구보다 인성과 학업이 더 중요합니다.”

1996년부터 21년간 세일중학교 사령탑을 맡은 전병학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규율로 팀을 끌어간다. 인성과 학업을 중시하는 전 감독은 규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선수들에게 벌점을 부여해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 감독이 이끄는 세일중은 지난 16일 오후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2017 전반기 전국 중등 축구리그 4라운드에서 서울이랜드FC U-15를 만나 윤성호, 이시원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기록한 세일중은 한 경기를 덜 치른 구산중학교를 제치고 서울북부권역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경기 전 만난 전 감독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좋은 선수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그는 선수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체 벌점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벌점제의 내용은 이렇다. 선수들이 옳지 못한 행동을 하면 벌점을 받는다. 학업을 게을리 하는 것도 벌점 대상이다. 이렇게 받은 벌점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다 보니 좋은 이야기를 해줘도 금방 잊어버린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잘 받아들일까 고민하다 벌점제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벌점 제도로 인해 선수들이 학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학교 선생님들이 선수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요즘엔 인성은 물론 학교 성적도 좋아져서 오히려 저한테 선수들을 많이 칭찬해주라고 얘기를 많이 한다”며 웃었다.

전 감독은 교육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매일 아침, 저녁으로 10분씩 두 차례에 걸쳐 인성 교육을 한다고 했다. 그는 “겸손할 줄 알아야 하고, 윗사람을 공경해야 한다. 잘못했을 땐 잘못을 인정할 줄도 알아야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선수를 만드는 기술 교육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할 수 있지만 사람을 만드는 인성 교육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그렇다고 좋은 선수를 길러내는 것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1973년 창단한 세일중은 금강대기, 춘계·추계 한국중등축구연맹전 등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을 차지한 중등 축구의 명문이다. 1996년 부임한 전 감독의 지도 아래 최철순(전북현대), 양준아(전남드래곤즈), 송범근(고려대학교) 등 뛰어난 선수들이 배출됐다. 전 감독을 보좌하는 코칭스태프는 최소 10년 이상 팀에 몸 담고 있어 호흡도 척척 맞는다.

전 감독은 “프로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과 가끔 연락한다. 서로 응원해주며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며 웃었다. 강릉농업고등학교(현 강릉중앙고등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전 감독은 1996년 강서중학교(현 세일중학교)에 재직 중이던 지인의 추천으로 사령탑에 올랐다.

전 감독은 선수를 선발하고 전술을 짜는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선수 위주로 생각한다. “나는 선수의 개성을 살리는 편”이라는 전 감독은 “선수를 데려올 때도 내가 어떻게 하면 저 선수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한다. 전술도 마찬가지다. 물론 선수의 개성을 살리다보면 팀 밸런스를 갖추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성적보단 선수 개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감독을 맡은 첫 해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많이 키우는 게 최종 목표”라면서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세일중 출신 선수들이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가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글,사진 = 박찬기 KFA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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