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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따돌린 비결은 ‘약속된 플레이로 탈압박’

작성일 201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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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성적은 노력 없이 나오지 않는다. 치열한 훈련의 결과물이다. <ONSIDE>가 감독의 훈련 일지를 살짝 열어봤다. 결정적인 장면을 이끌어 낸 결정적인 ‘그 훈련’을 찾기 위해서다. 9월호에서는 임시 사령탑으로 U-22 대표팀을 이끌고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참가해 조 1위와 본선행 티켓을 따낸 정정용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의 훈련 일지를 일부 공개한다.

- 선수 심리의 중요성
2017년 7월 21일 ‘AFC U-23 챔피언십’ 예선 2차전
한국 U-22 대표팀 0-0 동티모르

한국은 시작부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동티모르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강지훈, 조영욱 등 공격진들이 잇달아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거나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흘렀다. 동티모르는 전반 30분이 지나면서 한국의 패스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끊어내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은 수차례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흔들렸다. 정정용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에이스 황인범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득점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한국의 흐름이 계속됐지만 전방에만 올라서면 창이 무뎌졌다. 경기 종료 전까지도 골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정정용 Says
- 어떤 훈련인가?
앞선 마카오전에 뛰었던 선수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을 데리고 했다. 베트남전에 올인하려고 했기 때문에 전술을 보고 선수를 맞추는 게 아니고 선수를 보고 전술을 맞췄다. 선수들의 성향을 봤을 때 동티모르전은 4-2-3-1 포메이션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동티모르전에 나갈 선수들만 데리고 포지션을 잡은 뒤 빌드업으로 수비 없이 공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연습했다. 동티모르가 4-3-3 포메이션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해 수비는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 기본적인 형태에서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위치만 잡았다고 보면 된다. 또 동티모르전 당일에 비 예보가 있어 수중전 대비도 했다. 마침 이 훈련을 진행할 때 비가 내렸기에 감각적인 연습도 시켰다.

- 동티모르전이 잘 풀리지 않았던 원인은?
전반 2분에 나온 코너킥이 골로 연결됐더라면 경기가 훨씬 수월하게 풀렸을 것이다. 그 상황을 기점으로 연달아 나온 득점 찬스가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전반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부담스럽다. 선수가 골을 넣으려고 집중하다보면 몸에 힘이 들어간다. 심리적으로 쫓겼으니 더 그랬을 것이다. 마카오나 동티모르 모두 전술적인 능력은 좋다. 내려서서 막는 법을 안다. 다만 개인적인 능력이 부족할 뿐이다. 축구는 우리 팀이 미리 대비했다고 하더라도 경기에서 통하지 않을 때가 많다. 동티모르전이 바로 이런 상황이었다.

- 이번 대회를 결산하자면?
조 1위를 해야 본선 시드배정에도 유리하다. 다행히 조 1위로 대회를 마쳤다. 준비했던 전술은 베트남에서 모두 다 하고 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대회를 끝낸 뒤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줬다. 결과를 내는 것도 필요했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 ‘AFC U-23 챔피언십’ 본선 진출권을 얻었으니 이제는 대회 전까지 피지컬이나 경기력, 테크닉 등을 개인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게 되지 않으면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미 예선 세 경기에서 확인했다시피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연령별 대표팀의 수준이 상당히 올라와있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개인 기량 발전이 절실하다. - 상대 압박에 대처하라
2017년 7월 23일 ‘AFC U-23 챔피언십’ 예선 3차전
한국 U-22 대표팀 2-1 베트남

앞선 두 경기에서 1승 1무(마카오 10-0 승, 동티모르 0-0 무)를 거둔 한국은 마지막 경기인 베트남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홈팀 베트남이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선제골은 한국이 넣었다. 전반 19분 이상헌(울산)이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을 성공시켰다.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33분 응우옌 꽁 프엉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침착하게 맞섰다. 전반 41분 황인범(대전)이 조영욱(고려대)과의 패스 플레이 후 간결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다시 리드에 성공한 한국은 남은 시간 베트남의 공격을 침착하게 막아냈고 결국 2-1 승리를 확정했다. 정정용 Says
- 어떤 훈련인가?
베트남에 가기 전 파주NFC에서 두 번째 연습경기(한양대전)가 끝난 후 실시한 훈련이다. 이 때만 해도 선수들이 모두 들어오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건 전술훈련밖에 없었다. 두 팀으로 나눠서 여러 가지 전술훈련을 복합적으로 실시했다. 한 팀은 4-1-4-1 포메이션이고, 또 한 팀은 4-2-3-1 형태다. 공격시 옵션과 수비시 옵션을 번갈아가며 각 팀에 5분씩 적용했다. 공격할 때는 공이 측면으로 흐를 때 상대 압박이 들어올 경우 펼칠 수 있는 패턴플레이와 상대가 멀리 있을 경우에 할 수 있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다졌고, 수비에서는 상대 공격 시 서로 밸런스를 맞추면서 압박 수비를 펼칠 수 있는 훈련을 했다. 베트남에서 맞붙을 상대들이 내려설 것이라 생각해 진행한 맞춤 훈련이다.

- 코칭포인트는?
최전방 선수가 공격을 시작하다가 볼을 잃으면 바로 압박에 들어 가야하는 건 기본이다. 아웃오브플레이나 상대 진영에서 볼이 넘어왔을 때 압박 시점을 잡는 건 중요하다. 또 압박하는 선수 옆에서 나머지 선수들이 커버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게 바로 밸런스다. 여기까지는 수비에 대한 코칭포인트다. 공격에 대한 코칭포인트도 있다. 우선은 상황 인식이다. 내가 볼을 받았을 때 상대가 강한 압박에 들어가면 논스톱으로 패턴 플레이를 펼쳐야 하고, 상대가 강한 압박을 하지 않고 공간이 생겼을 때는 볼을 주고 가야 한다. 이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해야 한다. 패턴 플레이 시에는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 실제 경기에서 어떻게 나타났나?
베트남은 내려서지 않고 압박했다. 그래서 파주에서 실시한 압박훈련이 잘 통한 것 같다. 짧은 시간에 훈련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11대 11 형태에서 전술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좋다. 상대의 전방 압박이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었다. 베트남전 황인범의 골 상황을 보면 상대의 압박이 들어왔고 우리도 압박을 해 공이 살았다. 그 공이 빌드업 과정을 통해 논스톱으로 황인범까지 연결됐다. 상대 압박이 들어왔을 때 빠르게 패턴 플레이를 연결한 게 주요했다. 유기적인 움직임이 돋보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9월호 ‘COACHING NOT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아시아축구연맹(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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