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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GK’ 김민정 "경험이 쌓이니 여유가 생겨요"

작성일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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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골키퍼 (왼쪽부터)강가애, 김민정, 김정미.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골키퍼 (왼쪽부터)강가애, 김민정, 김정미.김민정(21,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은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막내 골키퍼다. 필드플레이어로 뛰다 골키퍼로 포지션을 바꾼 지 고작 4년이지만, 경험하고 부딪치고 쓰러지며 일취월장하고 있다.

‘2017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을 앞두고 여자대표팀에 소집된 김민정은 대선배인 김정미(33, 인천현대제철), 강가애(27, 구미스포츠토토)와 경쟁한다. 2015년 11월 호주와의 친선전 때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소집됐으니,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파푸아뉴기니 U-20 여자월드컵’을 치렀고, 올해는 WK리그에 데뷔하고 대표팀 일원으로 미국 원정도 다녀왔다. 매 경험이 김민정을 성장시키고 있다.

변하지 않은 점은 여전히 인터뷰를 쑥스러워한다는 것. 그리고 정작 시작하면 술술 이야기를 잘한다는 것이다. 김민정은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경기장에서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달라진 점이라 자평했다. 선배들과의 경쟁은 김민정에게는 늘 배움의 시간이고, 매 시간을 거치며 김민정은 성장하고 있다.

-WK리그에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소감이 어땠나?
첫 시즌인데도 기회가 많이 생겼다. 10경기 정도를 소화했다. WK리그는 중계를 통해 보거나 대학생 때 가끔 경기장에서 관중으로 보던 무대였는데, 실제로 TV에서 보던 언니들과 직접 부딪히며 뛰는 게 신기했다. 초반에는 출전 기회가 주어졌을 때 무섭기도 하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올해는 50점 정도를 주고 싶다. 무실점 경기를 한 적도 있지만, 내 실수 때문에 팀에 피해를 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아직 부족하다. 내년에는 팀을 옮기기로 결정을 했는데(인천현대제철로 이적), 내년 시즌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는 스스로 80점 정도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남은 20점은 개인 기술의 발전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아직은 80점 정도가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점수라 생각하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원정을 다녀왔다. 느낀점이 있었나?
작년 9월에 U-20 여자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미국 U-20 여자대표팀과 경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0-0으로 비겼다. 성인대표팀도 비슷하거나 조금 더 잘할 거라 예상했는데, 정말 차원이 달랐다. 전술, 힘, 기술, 모든 면에서 U-20 팀보다 월등하게 잘했다. 많은 관중과 열띤 응원, 함성소리를 통해 미국에서의 여자축구 인기도 실감할 수 있었다.

-2차전에서 강가애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돼 27분을 뛰었는데?
(강)가애 언니가 1차전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2차전에도 당연히 가애언니가 나갈 거라 생각했다. 언니가 다친 순간에도 심각한 상태가 아니면 그대로 경기를 진행 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필드에서 트레이너 선생님의 아웃 사인을 본 순간 깜짝 놀랐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이라 사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상황에서 투입이 됐다. 투입되고 나서 초반에는 엄청난 긴장감에 사실 제대로 경기에 임하지 못했다. 그러다 조금씩 벤치에서 언니들의 응원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내가 자신 있는 패스를 통한 빌드업도 몇 차례 하다 보니 점점 긴장이 풀렸다. 한 골을 막아내기도 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한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 언니들이 발기술이나 빌드업 부분은 연습 때보다도 오히려 실전에서 잘했다고 칭찬해줬다(웃음).

-성인대표팀에 처음 뽑혔을 때와 지금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첫 소집은 2015년 11월 호주와의 친선경기 때였는데, 경기에 뛰지는 못했다. 그때는 대학생이었고, 대표팀이라는 무게감에 위축되기도 했다. 낯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모든 게 어색했다. 지금은 WK리그를 통해 언니들과 경기도 자주하게 되고 실업팀에서의 경험이 있어서 조금 덜 어색해 진 것 같다. 사실 소심해서 먼저 잘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이제 많이 바뀌었다. 언니들하고도 친하게 지내고, 특히 골키퍼 언니들과는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친다.

-성인대표팀에서 우승컵이 걸린 대회에 나가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어떤 생각으로 왔나?
그 동안 모두 친선경기 때만 소집이 됐었다. 사실 이번에는 못 뽑힐 줄 알았는데 선발이 돼서 놀랐다. 아직 대회가 시작되지 않아서 대회의 무게감이나 중요도가 실감은 나지 않는다. 언니들에게 많이 배우는 자세로 임하려고 한다. 사실은 아직 대표팀에 오면 세 번째(넘버쓰리)다. 이제 인천현대제철로 팀을 옮기면 (김)정미 언니한테 더 많이 배우고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거다. 그러다보면 가까운 미래에 대표팀의 두 번째(넘버투) 골키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필드플레이였다. 필드플레이어와 골키퍼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필드플레이어에게는 실수를 해도 커버해줄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이 있다. 반면 골키퍼는 실수를 하면 골대만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매우 커서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다. 하지만 특수포지션이라는 장점이 있다. 경기에 선발만 된다면 본인의 장점이 부각될 될 수 있고 주목도 더 받을 수 있다. 필드플레이어였을 때는 유소년 상비군 선발이 전부였는데, 골키퍼로 전향 하고 나서는 이렇게 성인대표팀까지 선발됐다. 희소성이 있으니 실력만 받쳐 준다면 필드플레이어들보다 더 경쟁력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의 개인적인 목표와 각오는?
당연히 우리 팀이 우승하기를 바란다. 경기에 뛸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기회가 온다면 실망시키지 않고 싶다. 미국전보다는 확실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요새는 자체 경기를 할 때 긴장을 덜 한다. 여유가 생기고 압박감과 부담감이 덜 해졌다. 내가 가진 걸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막내로서 언니들에게 훈련장에서 말 한마디라도 응원해주는 것도 내 역할이다.

지바(인터뷰, 사진)=김세인
정리=권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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