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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라인’ 한채린-장창-손화연 “모든 것이 배움의 시간”

작성일 20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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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막내들, (왼쪽부터) 한채린, 장창, 손화연.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막내들, (왼쪽부터) 한채린, 장창, 손화연.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막내라인’ 장창(21, 고려대), 한채린(21, 위덕대), 손화연(20, 고려대)은 아직 인터뷰가 어색하다. 지난 10월 미국 원정에 이어 ‘2017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에서도 대표팀의 ‘막내라인’을 담당하게 된 세 대학생은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배워나가고 있다.

장창과 손화연은 지난해 6월 미얀마 원정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손화연은 이 데뷔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A매치 데뷔전-데뷔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실력 있는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성인 무대에서의 국제 경험을 심어주고자 했던 윤덕여 감독의 취지였다.

이후 열린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파푸아뉴기니 U-20 여자월드컵’에서 손화연은 부상으로 인해 참가하지 못했지만, 장창과 한채린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한채린은 지난 10월 미국 원정 친선경기 때 처음으로 윤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A매치 데뷔전-데뷔골로 그 기대에 부응했다. 1차전에서 중거리슛으로 만들어낸 ‘원더골’은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막내들에게는 대표팀에서 보내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 2003년 A매치에 데뷔해 이번 대회까지 14년 넘게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김정미(33, 인천현대제철)는 이들이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막내들은 당장 경기에 나가거나 골을 넣는 것보다 언니들로부터 하나하나 배우며 준비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원정에 이어 또 대표팀에 함께 하게 됐다. 예상했나?
한채린(이하 한) 예상은 못했다. 이번에는 첫 소집 때보다는 긴장도 덜하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장창(이하 장) 전혀 예상 못했다. 미국전에서 두 경기 모두 뛰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다시 선발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선발을 대비해서 개인 운동을 열심히 했다. 미국전 이후에 소속팀에서는 휴가가 주어졌는데, 준비하는 마음으로 개인 훈련을 했다. 혼자서는 한계가 있었는데, 대표팀에 와서 피지컬 코치님과 함께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손화연(이하 손) 미국전 때 공격수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해서, 선발은 예상하지 못했다. ‘막내라인’은 여러 선수를 골고루 시험해보기 위해 조금 씩 변화가 있을 것 같아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언니들보다 준비를 많이 한다면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개인 운동도 열심히 했다. 이번 대회는 미얀마나 미국원정경기 보다는 훨씬 큰 대회이기 때문에 팀 내에서 막내역할을 잘해서 언니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돕고 싶다.

-미국 원정 소감이 궁금하다. 1차전 때 한채린의 골이 화제가 됐다. 영상 조회수가 10만 회가 넘었다. 주위 반응은 어땠나?
평소에 연락이 없던 지인들까지 연락이 와서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응원도 많이 받았다. 사실 대표팀 첫 소집에 미국을 가게 되서, 언니들과 함께 공을 찬다는 사실만으로도 긴장이 많이 됐었다. 이번에는 첫 번째 보다는 조금 편해진 것 같다.
미국 원정은 내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낀 기회였다. 작년 9월에 미국 U-20 대표팀과의 경기에서도 템포나 피지컬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 막상 미국 성인대표팀과 경기를 해보니 더 큰 차이가 있다는 걸 몸소 깨달았다. 스스로 보완해야할 점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처음 가봤는데, 왜 FIFA 랭킹 1위인지 알게 됐다. 미국에서는 축구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걸 느꼈다. 관중도 정말 많았다. 첫 경기 때는 많은 관중이 의식돼서 위축이 된 상태로 경기를 했는데, 두 번째 경기에는 비록 골은 많이 먹었지만 자신있게 했다. 관중도 우리를 보러온 관중이라고 스스로 생각을 바꿨다. 실수도 많았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경기였다.

-어떤 면에서 미국이 역시 1위 팀이라고 생각했는가?
피지컬, 템포, 선수들 개인능력도 뛰어나고, 반응속도도 매우 빠르다. 못 잡을 것 같던 공을 잡더라. 관중도 많아서 축구를 하고 싶게 만드는 곳인 것 같다.
선수들이 스스로 즐기는 모습이 우리와 달랐다. 특히 첫 경기 같은 경우에는 우리에게 한골을 먹었을 때도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의 막내들로서 어떤 역할을 하나? 룸메이트 언니들과의 관계는?
궂은일 담당? 훈련 할 때 장비 같은 것도 먼저 챙기고 한다.
아무래도 막내다 보니 언니들 보다 먼저 빨리빨리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박)초롱 언니와 쓰는데 편하게 잘해주신다.
(정)설빈 언니는 처음에는 무서운 줄 알았는데, 말도 많이 걸어주고 얘기도 많이 해줘서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
(임)선주 언니도 동생들을 워낙 잘 챙겨준다.

-골키퍼 김정미와는 열 살 이상 차이가 나는데?
맏언니처럼 푸근하다. 내 마음도 잘 알아주는 것 같고, 경험도 많아서 그런지 따뜻하게 잘해주신다.
정미 언니는 대표 경력이 15년 차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언니들처럼 우리도 A매치를 많이 해야 할 텐데...

-올해 대학무대에서 고려대와 위덕대가 여러 번 만났다. (여왕기에서는 준결승에서 만나 위덕대가 승리해 우승까지 차지했고, 선수권대회와 전국체전에서는 결승에서 만나 고려대가 승리했다.) 서로를 상대팀으로 만났을 때로 평가하자면?
고려대는 고려대만의 조직력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팀에 비해 폭발적인 공격력이 무섭다. 상대하기가 정말 힘들다.
위덕대는 짧게 패스하다 마지막에는 항상 채린이한테 공이 가서 경기가 풀린다. 그래서 위덕대와 경기할 때는 채린이가 있는 왼쪽을 중심으로 수비를 두껍게 하려고 한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목표와 각오는 무엇인가?
개인적인 목표는 한 경기라도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늘 준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막내로서 지내는 동안에는 준비해서 기회를 얻는 선수가 되고 싶다.
첫 번째는 팀이 우승을 꼭 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개인적인 부분인데, 이번에는 명단에는 미드필더가 많이 선발돼서 베스트로 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주눅 들지 않고, 피지컬 차이도 크지 않은 팀들이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고 싶다.
우선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온다면 좋겠지만 이렇게 언니들하고 함께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 (또 원더골을?) 아니다. 골은 중요하지 않다(웃음). 열심히 언니들을 뒷바라지 하겠다.

지바(인터뷰, 사진)=김세인
정리=권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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