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뉴스룸

인터뷰

인터뷰

‘센추리클럽까지 1경기’ 지소연이 가는 길이 곧 역사다

작성일 2018.03.07

조회수 1388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목전에 둔 지소연. 센추리클럽 가입 기념 트로피와 함께!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목전에 둔 지소연. 센추리클럽 가입 기념 트로피와 함께!A매치 100경기 출전까지 단 1경기 남았다.

지소연(27, 첼시 레이디스)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선수를 지칭)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까지 A매치 99경기를 소화한 지소연은 8일 새벽 3시 30분(한국시간) 포르투갈 알부페이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노르웨이와의 ‘2018 알가르베컵 국제여자축구대회’ 7/8위전을 출전할 경우 여자축구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달성한다.

한국여자축구선수로서는 네 번째다. 여자축구 A매치 100경기 출장은 2015년 권하늘을 시작으로 2016년 김정미, 2017년 조소현이 달성했다. 게다가 지소연은 A매치 45골로 한국여자축구 선수 중 A매치 최다골 기록을 보유 중이다. 한국여자축구의 레전드로 진화하고 있다.

지소연이 걸어가는 길이 곧 한국여자축구의 역사다. 2006년 피스퀸컵을 통해 성인여자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아시안게임, 여자아시안컵, 여자월드컵 등 굵직한 메이저 대회를 모두 경험했다. 한국여자축구가 지금의 위치로 올라서기에는 지소연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또 2010년 고베아이낙(일본)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4년 여자축구 선수로서는 최초로 잉글랜드 첼시 레이디스에 진출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지소연은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표팀 생활 12년 만에 드디어 100경기를 달성해 기쁘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A매치 100경기라는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한 지소연이 앞으로 한국여자축구를 위해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기대된다.

다음은 지소연과의 일문일답.

- 센추리클럽 가입까지 한 경기 남았다. 기분이 어떤가?
어렸을 때부터 대표팀을 했는데 이제는 고참이 됐다. A매치 100경기를 눈앞에 두고 주위를 돌아보니 고참이 된 게 확연히 느껴지더라. 책임감이 많이 든다. 세월이 참 많이 지났다. 어렸을 때 언니들을 졸졸 쫓아다닌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내가 언니가 돼 동생들을 이끌어간다.

사실 A매치 100경기는 진작 이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축구 A매치가 조금 더 많이 열렸더라면 지금보다는 센추리클럽 가입이 빨랐을 것이다. 그래도 대표팀 생활 12년 만에 드디어 100경기를 달성한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 12년 동안 대표팀을 오가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표팀에 들어올 때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온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표팀에 들어와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이기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태극마크를 다는 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물론 태극마크가 더욱 자랑스럽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책임감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이제 지소연이라는 이름은 한국여자축구의 상징이 됐다.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다. 나는 항상 어디를 가든 선발주자였다. 과거에 비해 한국여자축구의 인프라는 많이 발전했다. 그렇기에 나 자신도 어느 자리에 있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뒤처지지 않게 갈고 닦아야 한다.

- 수 없이 치렀던 지난 A매치를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06년 10월 상파울루와의 피스퀸컵을 통해 데뷔했다. 한국 관중들 앞에서 했던 경기였기에 제일 기억에 남는다. 정말 엄청 떨렸다. 대만전(2006 도하아시안게임, 한국 2-0 승)에서 혼자 두 골을 넣은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 때부터 열심히 골을 넣기 시작해서 지금 여자축구 A매치 최다골(45골)도 기록했다. 차범근 선생님이 58골 기록을 가지고 계시는데, 내가 대표팀에 계속 들어올 수 있다면 이 기록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지소연의 꿈은 한국여자축구를 발전시킨 선수로 이름이 남는 것이다. 지소연의 꿈은 한국여자축구를 발전시킨 선수로 이름이 남는 것이다.- 첼시레이디스에서도 벌써 4년째 뛰고 있다. 잉글랜드 여자축구리그의 장점은 무엇인가?
잉글랜드 여자축구는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 (이)천수 오빠가 첼시레이디스 경기를 보러 오셨는데, 그 경기를 보고 오빠가 선입견이 깨졌다고 했다. 여자축구선수는 남자축구선수에 비해 느리고 힘도 없다는 선입견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데, 잉글랜드 여자축구 경기를 보면 그런 선입견이 확 깨진다. 그것만으로도 잉글랜드에서 뛸 가치는 충분하다. 잉글랜드는 남자축구처럼 스피드도 빠르고 힘도 있다. 태클도 남자선수들처럼 한다.

- 그렇다면 한국여자축구의 강점은?
작지만 세밀한 플레이를 한다. 아기자기하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세밀해져야 한다. 유럽 선수들이 정말 빠르다. 알가르베컵 캐나다전(0-3 패)같은 경우도 상대의 프레싱이 빨랐을 때 우리가 잘 대처하지 못해서 졌다. 선수들 모두가 잘 알 것이다. 개인이 발전해야 팀 전체가 발전하니까 개인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

- 미국 등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려본 적은 없나?
솔직히 미국도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 하지만 왜 안 가냐면, 잉글랜드 리그가 정말 많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리그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축구선수라면 유럽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를 꿈꿀 것이다. 나는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욕심이 많다. 그래서 미국에 안 가고 있다. 잉글랜드 리그는 점점 발전하고 있고, 지금의 팀도 너무 좋다.

- 이미 반쯤 영국사람이 된 것 같다.
진짜 좋다. 훈련시간엔 훈련만 강하게 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유시간이다.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유럽은 다 그런 것 같다. 출퇴근도 하기에 정말 좋다. 자유시간에는 내가 배우고 싶은 걸 배운다. 사실 악기 같은 걸 배우려고 했다. 피아노나 기타 같은 걸로. 관심은 정말 많은데 쉽지 않다. 기타는 사놓고 4년째 묵혀만 두고 있다.

- 알가르베컵 세 경기를 돌아보면(한국은 러시아에 3-1 승, 스웨덴과 1-1 무, 캐나다에 0-3으로 졌다)?
일단 오랜만에 대표팀 동료들과 만나서 좋았다. 러시아, 스웨덴전도 잘 치러서 좋았다. 하지만 캐나다전은 내용도 결과도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아시안컵을 대비해 준비하는 기간이기에 보완을 잘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E-1 챔피언십(옛 동아시안컵)은 가지 못했는데, 사실 E-1 챔피언십 하나로 끝날 건 아니지 않나? 분위기가 계속 가라앉을 필요는 없다. 앞으로 대회는 많기 때문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 축구선수 지소연은 앞으로 팬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각인됐으면 하나?
한국여자축구를 발전시킨 선수 중 1인? 앞으로 내가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사실 이래저래 아쉽다. 내 경기가 중계가 된다면, 소수지만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노출이 많이 되지 않아 아쉽다. 어린 선수들도 잉글랜드 무대가 어떤지 모르는데, 내가 뛰는 경기를 보면 어린 선수들도 꿈을 가질 것이다. 매번 대표팀에 올 때마다 동생들이 유럽 생활에 대해 물어본다. 사실 해외로 많이 나가야 경험이 쌓이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 나오는 사람이 없더라.

- 여자아시안컵 각오는?
평양에서 힘든 경기를 했고, 고비를 잘 넘겼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고비가 생겼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 상대는 다 강팀들이다. 준비를 잘해서 두 번째 월드컵에 나가보고 싶다. 첫 번째 월드컵(2015 캐나다 월드컵)은 아쉬움이 많았다. 두 번째 월드컵에 가게 된다면 부담감을 내려놓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싶다. '나야 나!' 지소연의 질주는 계속된다. '나야 나!' 지소연의 질주는 계속된다.<지소연의 시시콜콜 O, X>

1. 복면가왕(MBC의 음악프로그램. 지소연은 이 프로그램에서 '종소리 울려종'으로 출연했다)보다 축구가 더 어렵다?
O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복면가왕을 얘기한다. 어머니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는데 하고나서 후회했다. 노래 연습은 그렇게 많이 하진 못했다. 틈나는 대로 노래방을 가고 트레이닝을 받은 정도다. 그래도 복면가왕에 나가니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더라.

2. 영국의 우중충한 날씨에 익숙해졌다?
O 4~5년쯤 되니 비가 오면 그냥 ‘비가 오는 구나’ 싶다. 흔히들 맛이 없다고 말하는 영국음식도 이제는 익숙하다. 영국에서는 여러 나라의 음식들을 판다.

3. 결혼해서도 축구선수는 계속 할 것이다?
아! 그것도 정말 좋다. 하지만 배우자의 의사가 어떨지...배우자가 이해해준다면 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대표팀까지는 아니더라도 축구선수는 할 수 있을 만큼 하고 싶다. 우리 첼시레이디스 주장 언니는 애가 셋이다. 그런데 아직도 현역이다. 멋있지 않나?

4. 언젠가 WK리그로 복귀하고 싶다?
O 있다! 진짜 있는데, 드래프트 좀 없애줬으면 좋겠다. 그거 진짜 문제다. 남자는 5년 동안 해외에 나가면 자유계약인데, 내가 다시 WK리그로 가게 되면 나는 드래프트를 해야 한다. 바깥 생활 10년 차인데 말이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다. 후배들이 나중에 나처럼 해외로 진출했다가 WK리그로 돌아갔을 때, 드래프트 때문에 원하는 팀에 못 들어간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없다. WK리그 가고픈 마음은 굴뚝같지만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알부페이라(포르투갈)=안기희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