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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팀 삼성전자 GK 권기준 “FA컵 출전은 가슴 벅찬 경험”

작성일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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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왜 이렇게 늦었어요. 안 오는 줄 알았잖아요!” (삼성전자 팀 동료)
“미안 미안. 끝나고 바로 왔는데 차가 너무 막히더라.”(삼성전자 골키퍼 권기준)

지난 10일 K3리그 서울유나이티드와 직장팀 삼성전자의 FA컵 경기 직전, 축구 가방을 멘 40대 남성이 뛰어왔다. 주말 근무를 마치자마자 수원에서 급히 차를 몰아 경기가 열리는 서울시 노원마들스타디움에 겨우 도착한 골키퍼 권기준(47)은 동료의 잔소리를 들을 새도 없이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피치에 나섰다. 백업 골키퍼도 없던 터라 더 늦었으면 필드 플레이어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골문을 지켜야 할 판이었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경기에 나선 권기준은 경기를 시작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2골을 헌납했다. 이후 4골을 추가로 허용한 삼성전자는 서울유나이티드에 2-6으로 패했다. 그러나 권기준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실제로 K3리그 선수 슈팅을 막아보니 슈팅이 확실히 다르더라”면서 “적응이 될 법 하니 끝났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네트워크사업부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권기준은 팀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유일한 골키퍼인 동시에 팀 역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는 “감독님을 비롯해서 볼을 같이 찬 지는 10년이 넘었을 것”이라면서 “팀을 만든 지는 5년 정도 됐는데 이런 무대는 나에게 가슴 벅찬 경험”이라는 소감을 나타냈다.

감독보다도 네 살이 많은 1971년생 권기준은 이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다. 전반전에 상대 공격수와의 충돌 후 한동안 일어나지 못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직장팀은 상대 공격수가 빠르지 않아서 공을 여유롭게 땄는데 K3리그 팀은 확실히 빠르더라”면서 “한 수 제대로 배운 셈”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권기준은 “현실적인 목표는 0-2로 지는 거였다”면서도 “내심 승부차기까지 가길 바랐다. 승부차기 연습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비록 꿈 같은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았다. 끝으로 권기준은 “잊지 못할 값진 경험을 했다. 내년에도 열정, 단합이라는 우리 팀의 두 가지 무기를 통해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 박재웅 KFA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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