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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JS컵 스타’ 민성준 “큰 경기도 쫄지 않아요”

작성일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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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준(고려대)은 지난달 열린 ‘2018 수원 JS컵 U-19 국제청소년축구대회’가 낳은 스타다.

모로코와의 1차전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선보이며 상대 감독에게까지 칭찬을 받으며 MOM(맨 오브 더 매치)으로 선정됐다.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는 비록 수적 열세로 인해 4실점을 했지만 뛰어난 반사 신경과 수준급 선방은 이어졌다.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지만 ‘차세대 골키퍼’ 민성준의 발견은 축구팬들에게 큰 위안이었다.

JS컵에 앞서 3월 28일 열린 고려대와 서울이랜드FC의 ‘2018 KEB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경기를 봤다면 민성준의 진가를 먼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민성준은 인천유나이티드 유스인 광성중과 대건고를 거쳐 올해 고려대에 입학했다. 민성준은 프로팀 서울이랜드를 상대로 120분 동안 무실점을 지켰다. 승부차기에서는 두 차례나 상대의 킥 방향을 정확히 예측해 공을 막아냈다. 민성준의 활약 덕분에 고려대는 FA컵 32강전에 진출했다. ‘스무살’ 대학 신입생이 만든 기적이었다.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만난 민성준은 JS컵 기간 동안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이 “얼떨떨하다”면서도 싫지 않은 모양새였다. “포털에 올라온 기사를 하나하나 다 읽어봤다”며 웃었다. “기대치가 생긴 만큼 부담도 되지만 이 부담감을 이겨내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성숙하고 다부진 각오도 덧붙였다. 경기장에서 보여준 재능과 가능성은 준비된 마음가짐으로부터 빛났다. 앞으로의 민성준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JS컵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실감하나요?
대회 시작하기 전에는 주목 받을 거라는 상상도, 기대도 전혀 못했어요. 국민들 앞에서 뛰는 거고, 중계도 되는 경기인 만큼 실수하지 말고 제 몫만 해내자고 생각했죠.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첫 경기부터 슈팅이 많아서 막아낼 기회가 많이 생겼고,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치면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아요. 생각지 못하게 주목을 받아서 얼떨떨해요.

-1차전 MOM으로 뽑히면서 기사도 많이 나왔잖아요. 기분이 어땠어요?
기사 하나하나 다 봤어요(웃음). 팀으로 나온 기사 말고 제가 단독으로 나온 기사가 많아서 신기했어요. 평소에도 포털에 나오는 스포츠 뉴스를 자주 보는데, 거기에 제 이름이 뜨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어요. 저보다 더 좋아하시는 부모님을 보니까 감동적이었어요. 눈물도 흘리셨거든요. 멋진 아들로 커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는데 뭉클하더라고요.

-친구들 반응은 어땠나요?
1차전 끝나고서는 휴대폰에 정말 불이 났어요. 초등학교 졸업하고서 거의 연락 못했던 친구들한테도 연락이 왔어요. 멋있다고, 친구라서 자랑스럽다고 얘기해줘서 고마웠죠. 언제 밥 한 번 먹자는 친구들도 많았고요.

-JS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멕시코전에서 1-4 대패를 당한 게 아무래도 아쉬워요. 4실점이나 한 게 너무 아쉽고 응원해준 분들한테 죄송했어요. 언론에서 잘했다고 해도 4실점이라면 골키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한다고 생각해요. 실점 장면을 계속 다시 보면서 개인적으로 분석을 많이 했어요. 그런 실점 장면도 없어야 더 큰 골키퍼라고 생각해요. 선방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 보다 골을 먹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고 더 노력하려고 해요. -정정용 감독님과 김대환 골키퍼 코치님은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요?
사실 대표팀에 와서 정정용 감독님한테 칭찬 받아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웃음). 무서운 적이 많았는데, 끝나고서 등 두들겨주시면서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한 마디가 자기 전까지 계속 기억에 남더라고요. 저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가져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김대환 코치님은 운동과 심적인 면 모두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해준 분이에요. 첫 경기 때 부담이 있었는데 눈 마주치고 자신감을 새겨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정정용호에는 U-17 대표팀부터 꾸준히 선발되다가 작년 초중반에 공백이 있었는데요?
9개월 공백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면서 부터였어요. 3학년이라 제 능력을 더 증명하고 싶고 이름을 더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대표팀에서 멀어지다보니까 좌절도 했어요. 대표팀 주전 골키퍼였는데 어느 순간 아예 대표팀에 뽑히지도 않게 돼버리니까요. 자신감을 잃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부족해서 그렇다는 걸 인정하고 더 이를 악물고 노력했어요.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리고 10월에 열린 U-19 챔피언십 예선에서 다시 기회가 왔죠. 대표팀은 냉정한 자리잖아요. 공백 기간이 있었던 만큼 더 발전했다는 믿음을 드리고 싶어서 더 많이 노력했어요.

-힘들었던 시기가 약이 된 셈이네요. 어떤 점을 발전시키려고 했나요?
네. 누구한테 말 못하고 혼자 힘들었는데, 그 시기가 있었던 덕분에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 슈팅 방어거든요. 장점을 더 극대화하려고 노력했어요. 그에 비해서 킥처럼 발로 하는 기술은 좀 부족했는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려고 애썼어요.

-작년 말에 다시 대표팀에 발탁되고서부터 올해 고려대에서 활약하기까지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요.
네. 성인 무대를 시작하면서 큰 고비 없이 잘 해올 수 있어서 좋아요. 아직 프로는 아니지만 프로 의식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아마추어 선수라 해도 자기 관리 능력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철저히 준비해야 프로팀에 가서도 바로 주전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요. 몸 관리나 쉬는 것, 운동하는 것 모두 프로처럼 하려고 노력해요. 그런 노력들이 도움된 것 같아요.

-지난 FA컵 3라운드에서 서울이랜드를 상대로 보여준 활약도 인상 깊었는데요?
초등학교 때부터 롤모델로 삼고 있던 선수가 김영광 선수예요. 그날 경기에 나오시진 않았지만 김영광 선수가 직접 보고 있다는 것을 아니까 더 동기부여가 됐어요. 우러러만 봤던 선수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는 게 영광이었고 신기했어요. 대학팀이 프로팀을 넘어선다는 게 큰 이슈잖아요. 그래서 더 신이 나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놀랄 정도로 집중력이 발휘됐어요. 제 뒤에서 서울이랜드 서포터즈 분들의 응원소리가 들리는데, 절 응원하는 게 아닌 걸 알면서도 흥이 나더라고요. 후반 막판 들어서는 오히려 제 이름 부르면서 응원해주는 분도 계셨어요. 신기하고 소름 돋는 경험이었어요.

-원래 강심장인가요?
큰 경기일수록 쫄지 않고 즐기는 거 같아요. 오래 전이지만 초등학교 때 화랑대기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선방으로 승리한 경기도 생각나요. 중학교 때도 왕중왕전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지긴 했지만 승부차기를 두 번 막았던 기억도 있고요. JS컵에서도 팀과 제 자신을 믿고 즐기면서 경기했어요. -축구는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해서 취미로 하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많이 반대하셨는데, 직접 손편지를 써서 설득했어요. 시작하고 나면 절대 그만 두겠다는 말 안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죠. 처음에는 미드필더로 뛰었는데 5학년 때부터 골키퍼를 맡았어요. 골키퍼 친구가 부상을 당했는데 감독님이 키가 큰 저더러 해보라고 하신 거죠. 마침 괜찮게 했던 것 같아요. 어린 마음에 골키퍼는 가만히 서있으면 되니까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필드플레이어로 뛸 체력은 자신이 없었거든요(웃음).

-또래 골키퍼 중에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선수는 누군가요?
고등학교 때 대표팀에서 만났던 이광연 선수요. 통진고 나와서 지금은 인천대 골키퍼로 뛰고 있어요. 대표팀에 소집돼서 첫 훈련을 할 때부터 ‘얘가 나랑 경쟁할 아이구나’라고 느꼇어요. 나쁜 의미의 라이벌이 아니라 서로 더 잘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경쟁자에요.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고요. 이번에는 저만 뽑혀서 아쉬울 법도 한데, 광연이가 오히려 먼저 잘하고 오라면서 힘이 돼줬어요. 경기 끝날 때마다 연락해서 응원도 해주고요. 라이벌이자 친구가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고려대 소속이다 보니, 고려대 출신으로 전북현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송범근 선수와 종종 함께 거론되곤 해요.
같은 학교 출신이다 보니 주변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들어요. 프로에 진출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범근이 형이랑 이름이 같이 거론되는 건 좋은 일인 것 같아요. 가장 좋은 본보기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하지만 범근이 형과 저는 스타일이 많이 달라요. 저는 저만의 스타일로 좋은 골키퍼가 되고 싶어요.

-프로에 진출한다면 인천유나이티드인가요?
그럼요. 인천은 집과 같은 곳이에요. 고려대에 오고 나도 매 경기 챙겨보고 있어요. 인천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구단에서나 서포터즈 분들한테 많은 지원을 받았어요. 언젠가는 인천에 보답해야할 의무 있다고 생각해요. 인천에 돌아가게 된다면 바로 주전급 선수로 뛸 수 있게끔 좋은 실력 갖춘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10월에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이 열려요. 대표팀에서의 각오는 어떤가요?
JS컵에서 예상치 못하게 주목을 받으면서 부담감도 생긴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것도 이겨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이런 부담감부터 이겨내서 매 경기 잘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골키퍼가 되고 싶어요.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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