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전학을 결정하기 전부터 모든 내용을 전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리 학교가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떻게 운동을 하는지, 재능이 있어 스카우트했지만 발전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경우에는 빠르게 학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이야기하죠.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한 뒤에 전학을 오기 때문에 믿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지도자도 계속 배워야 한다
김승제 감독은 20년 전 지도자 교육을 통해 발전의 계기를 만들었던 것처럼, 여전히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이 지난 1월 8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체계적인 지도자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축구의 성적을 중시하는 풍토로 인해 지도자들이 성적에 얽매여 지도자로서의 발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승제 감독은 지도자들이 선진 축구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보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8인제 축구 도입 등 축구의 틀에서는 발전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지도자 교육면에서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들은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선진 축구를 보다 많이 접할 기회가 생긴다면 지도자들이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면서 각자의 철학과 개성을 쌓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도자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장도 더 필요합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 <ONSIDE> 5월호 ‘LEADERSHIP’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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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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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제 제주서초 감독이 20년 넘게 한 팀에 머문 노하우

작성일 2018.05.16

조회수 1941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지도자상을 수상한 제주서초 김승제 감독(왼쪽)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지도자상을 수상한 제주서초 김승제 감독(왼쪽)지난 3월 열린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지도자상을 수상한 김승제 감독은 1997년부터 22년째 제주서초등학교 축구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오랜 시간 한 팀에서 재능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며 신뢰를 쌓아온 노하우를 들어봤다.

교류와 소통, 개구리를 우물 밖으로 나오게 하다
제주도 토박이인 김승제 감독이 처음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을 당시, 제주도의 축구 인프라는 열악했다. 시설이 미비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운동선수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축구를 하려는 어린이도, 축구를 시키려는 학부모도 많지 않았다. 선수 스카우트가 원활하지 못했다.

제주서초 감독 2년 차인 1998년, 심영성을 필두로 한 좋은 선수들을 만나게 된 것은 김승제 감독에게 좋은 자극이 됐다.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었지만 전국대회에 나가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승제 감독은 지도자인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처음 지도자를 맡았을 때는 지도자로서 공부한 것이 없었어요. 마침 1999년에 대한축구협회에서 처음으로 AFC C급 지도자 교육을 진행했고, 거기에 제주도 대표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그 4주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도자 교육을 이수하고 다시 제주도에 내려와서 지도자협의회를 만들었습니다.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다른 지도자들에게 제가 얻은 정보들을 공유하기 위해서였죠.”

“이후에 우수지도자로 성정돼서 해외연수 기회도 얻게 됐고, 거기에서도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정보를 제주도에 와서 또 공유했고요. 당시 제주도는 정보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초, 중, 고 할 것 없이 모든 지도자들의 열의를 갖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셨죠.”

김승제 감독은 제주도 내 엘리트 축구팀 지도자들과 교류하며 자신이 지도자 교육을 통해 얻은 정보를 공유했다. 지리적 특성상 다른 지역의 강팀들과 교류가 어려운데다 정보력 역시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제주도 팀들의 자구책이었다.

물고가 트이면서 다른 지역 팀들과의 교류도 늘어났다. 제주도의 따뜻한 기후를 장점으로 내세워 육지 팀들의 동계훈련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당시 동명초를 전국 최강으로 이끌던 윤종석 감독(현 장훈고 감독)이 제주서초에서 전지훈련을 했고, 이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팀들이 하나둘 제주도에서 전지훈련을 갖게 됐다. 알음알음 육지 팀들을 섭외하고 제주시에서 예산을 조금씩 유치하면서 동계 대회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우물 안 개구리’였던 제주도 팀들이 전국대회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된 계기다.

“강팀들과 같이 경쟁한 것이 제주도에 있는 팀으로서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됐습니다. 윤종석 감독님을 비롯해 훌륭한 선배 지도자분들로부터 조언도 많이 받았고요. 이전까지는 우리 실력을 잘 몰랐거든요. 당시 최강이었던 동명초를 상대로 긴장했지만 밀리지 않는 걸 느끼면서 우리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제주도 팀들도 선수 스카우트에 열을 올리고 예산을 늘려 전국대회에도 많이 나가면서 성장하게 됐어요.”

학부모와 터놓고 이야기하며 신뢰 쌓는다
제주도 내 엘리트 축구팀들은 운영 면에서도 육지팀들과 다른 점이 있다. 지도자들이 학교와 계약하지 않고 교육청과 계약한다. 선수 숫자가 지도자의 인건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선수들이 제주도 안에서 전학하는 과정도 다른 시도에 비해 용이하다.

김승제 감독은 자신이 제주서초에서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지역 특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겸손해했다. 덧붙여 학부모들과 스카우트 단계에서부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에 한 번 전체 회의를 갖고 소통합니다. 매년 9월에는 5학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학상담을 합니다. 학업으로 전환해야 할 친구들은 빨리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부모님들도 그런 걸 원하시고요."

"처음 전학을 결정하기 전부터 모든 내용을 전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리 학교가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떻게 운동을 하는지, 재능이 있어 스카우트했지만 발전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경우에는 빠르게 학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이야기하죠.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한 뒤에 전학을 오기 때문에 믿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지도자도 계속 배워야 한다
김승제 감독은 20년 전 지도자 교육을 통해 발전의 계기를 만들었던 것처럼, 여전히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이 지난 1월 8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체계적인 지도자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축구의 성적을 중시하는 풍토로 인해 지도자들이 성적에 얽매여 지도자로서의 발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승제 감독은 지도자들이 선진 축구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보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8인제 축구 도입 등 축구의 틀에서는 발전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지도자 교육면에서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들은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선진 축구를 보다 많이 접할 기회가 생긴다면 지도자들이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면서 각자의 철학과 개성을 쌓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도자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장도 더 필요합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 <ONSIDE> 5월호 ‘LEADERSHIP’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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