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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고 백상훈 “주연보다는 빛나는 조연을!”

작성일 2018.06.14

조회수 5872
서울오산고 백상훈 서울오산고 백상훈축구 유망주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단순히 축구를 잘하는 걸 넘어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그려나가는 자신감까지 갖췄다면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FC서울 유스 팀인 서울오산고(이하 오산고) 1학년 백상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뛰어난 활동량과 태클 능력, 그리고 만 16세 답지 않은 솔직한 입담(?)으로 <ONSIDE>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 백상훈의 이야기를 전한다.

백상훈은 이천남초등학교를 졸업하고 FC서울 유스팀인 서울오산중학교에서 핵심 공격 자원으로 활약한 선수다. 특히 중학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 8월 제 53회 추계 한국중등(U-15)축구연맹전 백호그룹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자신은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으며, 2017 대교눈높이 전국 중등 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도 5경기 6골을 기록하며 왕중왕전 개인 득점 순위 2위를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모습을 보였다.

소속팀에서의 알토란같은 활약에 힘입어 연령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백상훈은 2017년 9월 미얀마에서 열린 AFC U-16 챔피언십 예선을 통해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U-15 대표팀의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필리핀전(8-0 대승)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첫 연령별 대표팀인데도 불구하고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김정수 U-16 대표팀 감독은 백상훈에 대해 “첼시의 은골로 캉테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활동량과 태클이 뛰어난, 팀의 소금 같은 존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산중 졸업 후 올해 오산고 1학년이 된 백상훈은 한층 더 진화된 자신을 꿈꾼다. 성실함의 대명사로 통하는 박지성(현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처럼 언제 어디서나 성실한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전국에 폭우가 내리던 5월 17일 저녁, 오산고 숙소에서 <ONSIDE>와 만난 백상훈은 자신의 꿈을 설명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때로는 만 16세 선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솔직하고 과감했다.

올해 오산고 1학년이 됐어요. 중학교 때와 달라진 게 있나요?
일단 피지컬의 중요성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사실 중학교 때는 개인 기술만으로도 어느 정도 통하는 게 있었지만 고등학교로 올라오니 힘도 더 붙고 스피드도 더 빨라져야 경기에 적응할 수 있겠더라고요. 오산고에 오니 김진규 코치(2017년 FC서울 은퇴 후 오산고 코치로 부임)님도 계시고, (이)인규 형처럼 연령별 대표팀에 자주 오가는 선수들도 많다 보니 배울 게 정말 많아요. 특히 형들은 경기에 출전할 때 어떤 상황이 오든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플레이하죠. 제가 배워야 할 부분이에요.

5월 12일 매탄고와의 경기에서 7분 정도 뛰었어요. 이 경기가 백상훈 선수의 고등리그 데뷔전이었는데요.
아! 그 때 기억나죠. 팀이 2-1로 이기고 있었지만 상황이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어요. 상대가 또 다른 팀도 아니고 수원 삼성 유스 팀인 매탄고였잖아요. 그런데 (명진영) 감독님이 저를 뛰게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많은 시간을 뛴 건 아니지만 무조건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죠. 게다가 수중전이어서 정말 정신없이 경기했던 것 같아요. 데뷔전이 만족스럽냐고요? 30% 정도만 만족스러웠어요. 아직 1학년이니 앞으로 계속 경기에 출전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죠.

명진영 감독님은 평소에 선수들에게 어떤 점을 강조하시나요?
감독님은 간소한 플레이와 전방 압박 플레이를 자주 주문하시죠. 저는 공격수다보니 감독님의 주문을 더 새겨듣고 있어요.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얘기하시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꼭 필요한 말만 팀 전체에 해주시죠. 좋기도 한데 가끔은 ‘나한테 관심이 없으신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웃음). 물론 선수니까 감독님의 스타일에 잘 적응해야죠.

오산중 시절 이야기를 해볼까요? 지난해 왕중왕전에서 4강까지 올랐지만 아쉽게 결승까지는 가지 못했어요. (오산중은 포항제철중과의 4강전에서 승부차기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포항제철중과의 4강전은 정말 미안한 경기였어요. 실점할 때도 제 실수로 실점했고, 승부차기에서도 제 실수로 골을 넣지 못해 팀이 결국 졌죠. 첫 실점을 할 때 빨리 잊었어야 하는데 그걸 잊지 못해서 승부차기까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중학교 졸업 전 마지막 경기였는데 미안했어요. 왕중왕전에 앞서 열린 추계한국중등축구연맹전에서는 팀이 우승했고, 저는 최우수 선수상을 받기도 했지만 왕중왕전을 잘 끝내 마지막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뜻대로 되지는 않더라고요.

오산중과 오산고는 모두 FC서울 유스 팀이잖아요. 자부심이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다른 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FC서울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클럽이잖아요. 저는 이 팀의 일원이라는 자체가 정말 좋아요. 종종 FC서울 경기도 보러가고, 볼보이도 하러가는데 갈 때마다 느끼죠. FC서울에 입단하고 싶은 꿈도 있고요. 아...제가 오산고의 일원으로 지금 여기서 <ONSIDE>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인터뷰 요청을 처음에 들었을 때 저는 사실 제가 아닌 줄 알았거든요(웃음). 제가 모르는 백상훈이 또 있는 줄 알았어요. 지난해 U-15 대표팀 훈련 당시의 백상훈(가운데) 지난해 U-15 대표팀 훈련 당시의 백상훈(가운데)지난해 AFC U-16 챔피언십 예선을 통해 연령별 대표팀에도 처음 이름을 올렸어요.
중학교 3학년 때 U-15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어요. 제가 중학교 1, 2학년 때만 해도 다른 친구들은 다 대표팀에 갔는데 저만 못 갔거든요. 축구를 하지 않는 친구들이 ‘왜 너는 대표팀에 안 가?’라고 물어볼 때마다 더욱 독하게 대표팀에 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해 처음 김정수 감독님의 부름을 받았을 때 감사했죠. 너무 신기한 마음만 들었어요.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처음 입소했을 때도, ‘와...’ 이 얘기 말고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미얀마에서 필리핀, 미얀마, 중국을 상대했는데 어땠나요? (U-16 대표팀은 필리핀에 8-0, 미얀마에 4-0, 중국에 1-0으로 승리해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날씨가 정말 더웠는데, 감독님과 코치선생님들이 밥도 많이 먹고 영양제도 잘 챙겨먹으라고 하셔서 무사히 잘 견뎠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적응하고 나니 별로 힘든 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미얀마와 필리핀은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 상 약체라서 달리 할 말이 없는데, 중국과 할 때는 중국이 라인을 많이 내리더라고요. 부담이 됐는데 동료들 덕분에 잘 풀어나갔던 것 같아요.

김정수 감독님은 백상훈 선수를 캉테같은 선수로 표현했는데 어떤가요?
일단 캉테와 저를 비교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사실 캉테는 많이 뛰고 투쟁적인 스타일인데다 기술도 좋거든요. 저의 경우 투쟁심은 그렇다 치고 아직 기술적인 면이나 연계 플레이가 많이 부족한 편이죠. 캉테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웃음). 태클 능력도 제가 딱히 기술이 있는 건 아니고, 그저 상대의 볼을 뺏으려는 열망만 가득하다보니 어느 타이밍에 들어가야 하는지 감은 있는 것 같아요.

5월 24일부터 U-16 대표팀의 2차 소집 훈련에 참가하게 됐어요. 본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떤 각오로 임하고 싶나요?
예선을 뛰었지만 그 때의 기억은 모두 잊을 거예요. 초심으로 들어가야죠. 과거와 상관없이 그저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9월에 열리는 U-16 챔피언십 본선 상대가 호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예요.
세 팀 모두 피지컬이 좋아요. 코치 선생님들이 계속 얘기해주시거든요. 저희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본선 경기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데, 저 오산중 시절에 국제 대회(슈퍼모크컵 2016) 참가 때문에 말레이시아 가본 적 있거든요. 와...정말 더웠어요. 너무 더워서 뛰지 못할 정도였어요. 미얀마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어요. 말레이시아 현지 경험이 있으니 만약 제가 본선에 가게 된다면 더 철저히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U-16 챔피언십 본선은 U-17 월드컵과도 연계가 되죠. U-17 월드컵에 대한 꿈도 있을 것 같아요. (한국은 2016년 U-16 챔피언십 본선 탈락으로 2017 U-17 월드컵에 가지 못했다.)
감독님과 코치선생님들이 U-17 월드컵 영상을 자주 보여주세요.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U-17 월드컵 결승전(잉글랜드vs스페인) 영상을 봤는데, 그 경기에서 잉글랜드가 5-2로 스페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잖아요. 영상에서 우승컵이 그라운드로 들어올 때 클로즈업되는데, 애들이 전부 “와~”이러더라고요. 저도 막 가슴이 끓었고요. 이번에 U-16 챔피언십 본선에 가게 된다면, 애들이랑 잘 준비해서 꼭 U-17 월드컵에 가고 싶어요. 만약 U-17 월드컵에 가게 된다면 제가 골을 잘 넣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박지성처럼 팀에 헌신하고 싶어요. 영화의 주연이 되기 위해서는 조연의 역할이 중요하잖아요. 조연 역할을 잘하고 싶어요.

다른 이야기를 해볼게요.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했어요.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그냥 축구가 하고 싶어서 축구를 시작했어요. 막상 축구부에 들어가니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더라고요. 집은 경기도 군포였고, 초등학교는 경기도 이천으로 다녔는데 숙소에서 잘 때마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몰래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기도 했죠(웃음).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적응되더라고요. 백상훈은 팀을 위해 헌신하는 박지성같은 선수를 꿈꾼다. 백상훈은 팀을 위해 헌신하는 박지성같은 선수를 꿈꾼다.원래부터 공격수였나요?
네. 원래는 윙포워드예요.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미드필더로 뛰죠. 공격수는 참 좋은 포지션인 것 같아요. 수비 지역에서는 제가 파울을 범하면 팀에 해가 될 수 있는데 공격 지역에서는 파울을 범해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많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뛸 수 있어요. 그게 공격수의 매력인 것 같아요.

‘백상훈은 이런 선수다’라는 걸 한 문장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요?
좌우명이 하나 있는데, ‘칼을 뽑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예요. 시작을 하면 끝을 봐야하는 게 제 성격이죠. 목표를 잡으면 반드시 달성해야 해요. 그래야 제가 만족할 수 있거든요.

그 목적이라는 게 무엇인가요?
구체적인데 얘기해도 되나요? 일단 U-17 월드컵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FC서울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서 해외로 진출하고 싶어요. 21세 정도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나 아스널에 데뷔한 뒤 국가대표팀이 돼 월드컵에도 나갈 거예요. 21세면 지금으로부터 4년 뒤니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목표로 잡아야겠죠. 그리고 다시 EPL에서 뛰다가 32~33세 정도에 은퇴할 거예요. 그 때쯤이면 돈도 많이 벌었을 테니까요. 제가 기독교 모태신앙인데, 은퇴한 후에는 선교도 하고 가난한 이웃을 도우면서 지내고 싶어요. (<ONSIDE> 32~33세 은퇴면 좀 이르지 않나요?) 이르긴 한데 전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PD도 제 꿈 중 하나였고요(웃음). 아무튼 저는 축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선교사나 사회복지사를 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활동량 넘치면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박지성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제 롤모델이 박지성이거든요. 무엇보다 축구팬들이 ‘백상훈’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열정이 넘치는 선수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백상훈 프로필>
생년월일 2002년 1월 7일
신체조건 171cm, 63kg
출신학교 이천남초-오산중-오산고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 <ONSIDE> 6월호 ‘THE INTERVIE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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