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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히딩크 감독 관련 동영상에 대한 팩트 체크

작성일 2018.06.27

조회수 55290
최근 SNS와 동영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관련 내용에 대한 팩트 체크입니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충격] 월드컵 선수선발 중 정말 어이가 없었던 한국축구협회’ 제목의 영상에는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대한축구협회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에게 선수 선발과 관련해 외압을 행사했다’, ‘2002 월드컵 이후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머물기를 원했으나 협회가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히딩크와 계약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협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는 잘못된 사실입니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는 위 영상에서 제기된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바로잡고자 합니다.

1. 대한축구협회가 대표선수 선발에 관여했다?
사실무근입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용수)가 히딩크 감독에게 대표선수 추천을 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최종 판단은 감독의 몫입니다. 대한축구협회 정관에도 ‘기술위원회는 선수 선발에 관해 추천 및 자문을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정관 제51조 2항 2호, 제52조 2항 2호).
외국인 감독 부임 초기에는 한국 선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기술위원회 등에서 선수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주기 마련입니다. 외국인 감독과 프로구단 감독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자연스럽게 주요 선수들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이를 압력 행사로 오해하면 안될 것입니다.
한때 히딩크 감독이 ‘오대영’이란 별명으로 불리던 힘든 시절이 있습니다. 이때에는 ‘기술위원회가 왜 히딩크 감독의 독단적인 대표팀 운영을 제대로 견제하지 않느냐’는 언론의 비판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영상에 언급된 박지성과 서덕규의 대표선수 선발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누군가 개인적으로 박지성과 서덕규 선수의 발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박지성은 처음 올림픽 대표팀에 뽑았을 때도 비판적인 의견이 있었지만 허정무 당시 감독이 국가대표팀에까지 선발했습니다. 2002 월드컵 직전까지만 해도 박지성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 축구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이처럼 선수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은 물론 팬들 사이에서도 다양하며, 결국 감독이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대표선수 선발에 대한 고유 권한은 감독에게 있으며, 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 학연, 지연, 혈연으로 선수를 선발한다?
근거도 없이 지레짐작으로 하는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입니다. 대한축구협회 임원과 특정 선수가 출신지 및 출신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실력도 없는데 지연, 학연으로 선발했다”고 단정짓는 것입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특히 최근 일부 팬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학연에 의한 선수 선발은 정말 터무니없는 이야기입니다.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대표 23명 중 8명은 대학을 다니지 않았습니다. 손흥민, 기성용, 황희찬, 이승우 같은 선수입니다. 23명 중 15명이 대학을 다녔는데 동국대, 선문대, 연세대, 단국대, 건국대, 숭실대, 중앙대, 경희대, 고려대, 전주대까지 출신 학교가 전국 각 대학에 고르게 분포돼 있습니다. 특정 대학 출신 선수만 선발한다는 주장은 선수를 비난하기 위해 꾸며낸 말도 안되는 억측입니다. 더욱이 출신 학교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퍼뜨리는 악의적인 소문도 많아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3. 대표팀 명단 발표는 축구협회가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런데 히딩크가 속셈을 파악하고 1시간 먼저 발표했다?
국가대표 소집명단은 감독이 결정하지만, 대부분은 대한축구협회가 보도자료 형태로 언론에 발표해 알립니다. 특별히 월드컵 최종 엔트리처럼 중요한 대회에 참가하는 명단을 확정할 때는 감독이 직접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하기도 합니다.
해당 유튜브 영상에서는 과거 히딩크 감독이 대한축구협회가 대표명단 발표를 못하도록 자신이 직접 먼저 발표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감독이 결정한 명단과 다른 대표선수 명단을 대한축구협회가 언론에 발표한다면 세계적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합니다. 만약 히딩크가 자서전 등을 통해 그러한 주장을 했다면 사실 관계를 오해한데서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4. 히딩크는 유럽과 중국에서 온 거액의 제의를 거절하고 한국 감독을 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는 감독을 원했기에 히딩크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이 끝날 무렵 히딩크 감독에게 한국 대표팀을 계속 맡아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대회 기간 중에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다가 대회가 끝난 후 PSV 아인트호벤 감독직을 맡기로 결정, 한국을 떠났습니다.
당시 영국 BBC 방송은 히딩크 감독이 대회가 끝나면 아인트호벤 사령탑을 맡을 것이라는 보도를 월드컵 기간 중에 내놨습니다. BBC는 “히딩크 감독이 나에게 분명히 ‘나는 네덜란드로 돌아갈 것이며 귀국하면 오직 PSV 아인트호벤과만 (계약에 대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는 반 라이 당시 아인트호벤 구단주의 말을 인용해 관련 사실을 보도하며 계약 기간은 3년이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사실도 제시했습니다. 결국 BBC의 보도대로 히딩크는 월드컵 이후 고국 네덜란드로 돌아가 아인트호벤과 3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히딩크는 1999년 레알 마드리드 감독에서 물러난 이후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 대표팀을 맡아 능력을 인정 받은 후 다시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으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으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명백한 정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가 자신들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 히딩크와 재계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협회의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후에 쿠엘류 - 본프레레 - 아드보카트 - 베어벡 같은 외국인 감독을 왜 계속 선임했을까요?

5.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에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작년 가을에 논란이 되었다가 이미 정리된 사안입니다. 정확히 말씀 드리면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습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에서 히딩크 감독을 나중에 직접 만나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국회 청문회에서도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은 “히딩크 감독이 먼저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으며 내가 먼저 히딩크 감독에게 제안했다”고 실토한 바 있습니다.
히딩크 감독 논란이 제기된 시기는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고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후였습니다. 계약상 감독을 교체할 이유도, 명분도 없는 때입니다.
히딩크 감독이 감독 제의를 정식으로 하지도 않았으며 협회에서는 신 감독과의 계약을 존중하여 다른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