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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FC의 봄’을 불러온 양평군민들의 이야기

작성일 2017.03.20

조회수 8437
2016년 창단한 K3리그 어드밴스 양평FC에 봄이 찾아왔다. 양평FC가 2년차임에도 순항할 수 있는 건 양평군민들의 봄처럼 따뜻하고 훈훈한 응원 덕분이다.

양평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시즌에는 K3리그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11위를 기록해 같은 시기에 창단한 3팀(시흥시민축구단, 부여FC, 양평FC) 중 유일하게 어드밴스리그에서 새해를 맞게 됐다. 올 시즌에는 2라운드 현재 1승1패로 5위를 달리고 있으며, FA컵에서는 SMC엔지니어링을 꺾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지난 18일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양평FC와 SMC엔지니어링의 경기를 현장 취재했다. 현장에서 양평FC를 응원하는 양평군민들을 만나봤다. 그들의 이야기는 꽃샘추위를 물리치고 찾아오는 봄 기운처럼 따사로왔다. 양평FC는 양평군의 든든한 지원과 군민의 응원에 힘입어 K3리그 어드밴스와 FA컵에서 순항하고 있다. 양평FC는 양평군의 든든한 지원과 군민의 응원에 힘입어 K3리그 어드밴스와 FA컵에서 순항하고 있다.‘각양각색’ 양평FC의 지지자들

“상대팀인 SMC엔지니어링은 지난 라운드에서 단국대를 꺾고 올라온 만큼 만만치 않은 상대에요. 워낙 잘하는 팀이라서 제가 오늘 꼭 응원을 해야겠더라고요. 마침 토요일이고 날씨도 좋아서 가족과 함께 나들이 왔어요. 양평군민 여러분, 아내만 잘 설득해서 아이들과 함께 축구 보러 오세요!" - 양평군민 기필승

양평FC 관중석 두 번째 줄에서 큰소리로 양평을 응원하고 있는 단란한 4인 가족을 만났다. 양평군민 기필승 씨는 아내와 아이 둘을 데리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가족과 함께 오기 위해 아내를 힘들게 설득했다며 오늘 꼭 이겨야 다음에 또 경기를 보러 올 명분이 생긴다고 했다.

“언니랑 왔어요. 언니는 원래 오늘 남자친구랑 약속이 있었는데, 약속까지 취소하고 경기 보러 온 거예요. 아무래도 내 고장에 최초로 생긴 ‘우리 팀’이니까 애착이 더 가죠. 꼭 이겨야하는 팀이에요! 좋은 선수들 들여오고 상위권에 올라가서 남들이 무서워하는 팀이 되기를 바라요.” - 양평군민 조수정

양평군민 조수정 씨는 양평FC의 열혈 팬이다. 양평이 창단되기 전까지는 전북현대와 FC서울의 팬이었지만, 이제 양평 이외에 다른 팀은 관심 밖이다. 그녀는 경기가 있는 날에는 약속을 잡지 않거나 잡혀있던 약속도 취소하고 경기장을 찾을 만큼 양평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내 고향, 내 지역이니까 내가 응원해야지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응원을 통해 선수들은 힘을 받고, 양평군민들의 단합도 되잖아요. 내 아들이 축구선수인데 그래서인지 여기에 양평FC 선수들이 다 내 아들 같아요. 양평의 아들들이니까 더 응원을 열심히 하는 거죠. 저희 어머니가 식물인간상태여서 원래 1시간 이상 집을 비우면 안 되는데, 지금 4시간 넘게 밖에 나와 있어요. 어머님이 워낙 양평을 사랑하시고 전에 손자가 축구하는 거 보셨으니까 양평FC 경기가 있는 날은 집을 비워도 이해해주실 거예요.” - 양평 서포터스 김선천

경기 시작 전부터 양평FC 응원석에서 들리는 북소리와 꽹과리소리는 굉장했다. 양평 서포터스 김선천 씨는 응원열기를 돋우기 위해 빨간 연기를 피우고 폭죽을 터뜨렸으며, 마이크에 대고 2시간 넘게 소리를 질렀다. 그의 아들은 축구선수(김태경, 안양FC 우선지명)로 타 지역에 있고, 어머니는 식물인간으로 집에 누워 있다. 열정적으로 응원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응원을 못 오는 가족의 몫까지 두 배로 열심히 응원한다.

“제가 축구부여서 축구 관련 봉사활동을 하러 왔는데, 양평FC 경기여서 응원도 하고 있어요. 축구 열심히 해서 임경현 선수처럼 되고 싶어요. 임경현 선수의 축구는 그냥 모든 게 다 멋있어요. 오늘 응원 열심히 하겠습니다. 양평FC가 세계 최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파이팅!” - 자원봉사자 임재훈

양평FC 응원석에는 자원봉사 조끼를 입고 있는 학생들이 앉아서 함께 양평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 중 양평중학교 축구부 소속의 임재훈 학생이 있었다. 수줍게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먼저 말을 걸어왔다. 양평FC의 임경현 선수가 롤모델이라는 이 학생은 나중에 축구선수가 되어 양평을 빛낼 날을 꿈꾸고 있다. 양평FC 서포터스의 모습 양평FC 서포터스의 모습3.3.7 박수와 애끊는 가족애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경기장 구석에서 힘찬 박수소리와 함성소리가 들렸다. 관중들은 순간 그 쪽을 쳐다봤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곳에서 6명의 응원단이 흥겹게 춤을 추면서 양평FC를 응원하고 있었다. 양평군 65년생 모임이다. 양평FC 경기를 보러 왔는데, 학창시절 응원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응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과거의 ‘3.3.7박수’와 ‘잡아잡아’ 응원법을 살려서 즐겁게 해본 건데, 40년 전 초등학교 응원전이 생각나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응원하는 거죠. 내 고장이니까 내가 사랑해야지. 군민들이 일심동체로 나서서 양평FC 창단이나 체육공원 건설과 같은 체육 진흥에 관한 큰 성과를 이뤄낸 거예요. 양평군민으로서 자랑스럽죠. 양평에서 주말 경기가 열리면 군민들끼리 모일 수 있는 명분도 생기고 즐거운 추억도 만들고 최고에요.”

경기가 연장전까지 2-2 무승부로 끝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양평FC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간절한 마음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일어선 사람들 사이에 할머니 혼자 경기를 보지 않고 앉아있었다. 양평FC 임경현 선수의 할머니 정춘자 씨였다. 경기 내내 일어서서 응원했는데 손자가 넘어지는 걸 보고 눈물이 나서 이후로 계속 앉아서 마음속으로 손자를 응원했다. 임경현은 이날 1-2로 뒤진 연장 후반에 천금 같은 동점골을 넣었고,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킥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매번 경기마다 경현이 보러 와요. 내가 와야 이긴다고 꼭 오래. 그래서 지팡이 짚고 와서 계속 응원한 거야. 임경현 파이팅! 근데 아까 응원하다가 손자 넘어지는 거 보고 눈물이 나서 못하겠어. 우리 손자 내가 키웠거든. 초등학교에서 축구하다가 서울에 있는 중학교에서 뽑아갔어. 그때 그 학교 애들한테 엄청 맞았어. 텃세를 그렇게 부려서. 그리고 고등학교 때 잘해서 숭실대에 갔고, 부산 아이파크에 있다가 지금 고향 양평에 다시 돌아온 거야. 전에는 너무 멀어서 힘들었는데 양평에 있으니까 매번 오지. (손자가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자) 10번 지금 찬다! 못 보겠어. 눈물이 나서. 다치지 말아야하는데. 아유. 이게 들어가야 하는데, 들어갈 거야. 잘 차! 들어갔다! 잘했어! 경현아 진짜 잘했어. 눈물 나. 경현이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잘해. 앞으로 계속.” 양평군 65년생 모임 '양평 65 연합회'가 흥겨운 응원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양평군 65년생 모임 '양평 65 연합회'가 흥겨운 응원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양평FC는 와이파이만 있으면 완벽해요”

경기가 끝나고 양평FC 선수들은 빠르게 경기장 옆 사우나로 향했다. 그리고 경기장에는 한명의 선수가 남아 있었다. 부상으로 오늘 경기에 출전하지 못 한 김여호수아 선수였다. 김여호수아는 양평FC의 차승룡 감독이 뽑은 유망주다.

김여호수아는 “고향이 양평인데 양평FC가 창단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게 됐다. 양평군의 배려로 숙소도 마련됐고, 음식을 비롯한 각종 협찬도 많다.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건 다 좋은데 숙소 내 와이파이(무선인터넷)가 없어서 불편하다”며 귀엽게(?) 건의사항을 제기했다. 끝으로 그는 “K3리그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기회가 된다면 상위리그로 진출하고 싶다. 그래서 양평군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경기가 시작할 때부터 끝까지 묵묵히 지켜본 양평FC의 구단주 김선교 양평군수도 만났다. 김 군수는 10년 동안 양평의 축구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 군수는 양평FC를 통해 지역민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군민 화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 군수는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그때는 농촌 지역에서 축구를 전문적으로 배우기가 어려웠다. 지금처럼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고, 전문적으로 축구를 가르치는 학교가 있었다면 나는 축구선수를 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양평FC에 유독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양평 = 이하영 KFA 인턴기자
사진 = 이하영 KFA 인턴기자, 대한축구협회 임경현의 할머니 정춘자 씨가 박수를 치며 손자를 응원하고 있다. 임경현의 할머니 정춘자 씨가 박수를 치며 손자를 응원하고 있다. 임경현은 할머니의 응원에 보답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임경현은 할머니의 응원에 보답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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